얼마 전, 친구와 “올해 2월엔 어디를 가면 좋을까?”라는 화두를 나누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매년 비슷비슷한 코스만 돌았더라구요. 그런데 막상 눈을 돌려보니, 2월은 겨울 끝자락이면서도 봄의 기운이 서서히 느껴지는 계절이라 더욱 다채로운 풍경과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껏 욕심을 내서, 2월 국내 갈만한 곳 중 매력적인 장소들을 모아보았습니다. 짧은 주말 여행부터 긴 휴일 여행까지, 원하는 스타일에 맞춰 떠나보세요.
1. 제주도: 겨울 끝자락과 봄의 시작이 공존

제주도는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곳이지만, 2월에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 있습니다.
- 유채꽃밭: 산방산 일대와 가시리마을 등에서 선명한 노란 유채가 활짝 피어 있어, 이미 봄이 한 발 먼저 다가온 느낌을 줍니다.
- 물영아리오름: 겨울에 남아 있는 잔설과 삼나무숲의 짙은 녹음이 대비되어 오묘한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 별방진: 성곽과 바다가 어우러진 곳으로, 탁 트인 시야에서 겨울바다의 시원함과 봄볕의 포근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이른 봄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다면, 제주대 벚꽃길(3월경 만개) 등도 미리 체크해보시면 좋겠습니다.
2.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숲: 설레는 붉은 동백 터널
충남 서천에 위치한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2월 중후반부터 빨갛게 피어나는 동백꽃을 감상하기 좋은 곳입니다.
- 탁 트인 바다와 함께 동백나무 숲길이 이어져 있어, 겨울바다 감상과 꽃놀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습니다.
- 2월 말이면 점점 더 많은 동백이 피면서 숲 전체가 붉은 빛으로 물드는 모습이 특히 낭만적입니다.
다소 쌀쌀한 바닷바람을 막을 따뜻한 옷차림만 준비한다면, 이 시기만의 한적하고 색다른 풍경을 누릴 수 있습니다.
3. 광양 섬진강 매화마을: 봄꽃이 전하는 설렘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는 섬진강 매화마을의 매화가 만개합니다.
- 매화꽃은 흰색·분홍색이 섞여 조화롭고 향이 진해, 가만히 둘러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장소입니다.
- 이 시기엔 아직 추운 날씨에도 매화가 피어나 봄이 가까워졌음을 한껏 느끼게 해줍니다.
- 아름다운 사진 스팟도 많아 인생샷을 남기기 좋으니, 카메라·스마트폰 배터리 걱정은 필수!
4. 청도: 이색 액티비티와 맛집이 공존
경북 청도는 군파크 루지, 소싸움 경기장, 와인터널 등 독특한 체험장으로 유명합니다.
- 군파크 루지: 길이 1.88km 트랙을 질주하는 짜릿함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 소싸움 경기장: 이색 문화 체험으로, 소싸움을 직접 관람하거나 미디어체험관을 둘러볼 수 있어요.
- 와인터널: 감 와인을 시음하며 오묘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곳.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특산품도 구경해보세요.
춥다고 집에만 있기는 아쉽다면, 청도의 이색 액티비티로 몸과 마음을 한껏 깨워보시는 건 어떨까요.
5. 양주 눈꽃축제: 눈썰매부터 예술 조각까지
2월 초중순까지 경기도 양주 송추 아트밸리 일대에서는 양주 눈꽃축제가 진행됩니다.
- 200m 길이의 눈썰매를 비롯해 어린이·유아 전용 눈썰매장도 있어 가족 단위로 가기 좋습니다.
- 야외 조각 작품들,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까지 함께하니, 겨울 축제의 마지막을 놓치지 않고 즐길 수 있습니다.
- 평일·주말 요금 차이가 있으니 미리 확인 후 방문하세요.
6. 홍성 남당항 새조개 축제: 겨울철 별미를 찾아서
겨울이 깊어갈수록 맛이 올라가는 새조개는 홍성 남당항의 명물입니다.
- 새조개 축제(1월 20일~3월 말)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유명한 새조개를 저렴하게 맛볼 기회가 있습니다.
- 이 기간 남당항 일대가 활기를 띠며, 갯벌 체험이나 시식 이벤트도 열리니 식도락 여행으로 제격입니다.
- 인근에 남당노을전망대가 있어 서해 노을 풍경도 놓치지 마세요.
7. 담양: 겨울에도 푸른 죽녹원 산책
담양은 대나무가 유명하지만, 2월에도 푸른 죽녹원의 정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 죽녹원: 겨울의 찬바람 속에서도 푸른 대나무 숲이 이색적인 풍경을 선사합니다.
- 관방제림: 조선 시대 제방 숲으로, 고즈넉하게 산책하며 사진 찍기 좋습니다.
- 담양 추억의 골목: 레트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작은 테마 골목으로, 포토 스팟이 가득합니다.
8. 부산 감천문화마을: 겨울 바다와 예술의 조화
2월엔 바닷바람이 세긴 하지만,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알록달록한 집들과 벽화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화사함을 뽐냅니다.
- 산비탈에 계단식으로 들어선 집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내며, 곳곳에 예술 작품이 있어 걸으며 구경하기 좋습니다.
- 인근 태종대나 송도 해상케이블카 등과 엮어 하루 코스를 짜면 겨울 바다 정취도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마무리: 2월 국내 갈만한 곳, 봄의 문턱을 즐기자
2월은 얼핏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애매한 시기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이때만의 매력과 이벤트로 가득합니다.
- 제주도에서는 유채꽃과 남은 눈의 공존을, 서천에서는 동백과 바다를, 광양에서는 매화 향기를, 청도에서는 짜릿한 액티비티, 양주에서는 눈꽃축제, 홍성에서는 새조개와 노을 풍경, 담양에서는 사계절 푸른 대나무숲, 그리고 부산에서는 감성 가득한 문화마을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
어느 곳을 선택해도 겨울과 봄의 경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설렘과 포근함을 함께 누리게 되실 겁니다.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선 소소한 여행이라도 큰 여유를 선물해주니까, 주말을 활용해 당일치기나 1박 2일 코스로 떠나보시는 건 어떠세요? 올해 2월, 함께 떠나는 사람과 겨울의 끝자락과 봄의 문턱을 동시에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소중한 추억을 만끽하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